2007년 9월 8일 토요일

여수·순천·광양시 2010년까지 통합

시장들 합의… 주민투표 통과하면 확정
권경안 기자 gakwon@chosun.com
출처: 조선일보 2007.09.07 00:51 [원문]


전남 광양만권의 주요 도시인 여수, 순천, 광양이 2010년까지 통합될 전망이다. 세 도시가 통합되면 면적(1856㎢)은 부산과 울산을 합친 것(1820㎢)보다 약간 크고, 인구는 72만명 이상인 광역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현섭 여수시장, 노관규 순천시장, 이성웅 광양시장은 지난 5일 여수 MBC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광양만권의 투자 효과 극대화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2010년까지 3개 시를 통합하자”고 합의했다. 이들은 2012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일인 오는 11월27일 이전에 3개시 통합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통합 실무를 논의할 기구도 설치하기로 했다. 이 기구는 구체적 통합안과 통합 찬반 주민투표일 등을 결정하게 된다. 세 도시 통합 합의에는 여수 일대를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어,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세 도시 통합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절차는 주민투표다. 3개 시 투표권자의 3분의 1이 투표해 그 과반수가 찬성하면 통합이 결정된다. 전남도가 이 주민투표 결과를 첨부해 중앙정부에 통합을 건의하면 정부는 별 문제가 없는 한 ‘시(市) 설치법’ 등 관련 입법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와 관련,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지난 6월 통합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여수시민 62.6%, 순천시민 65.1%, 광양시민 60.9%가 통합에 찬성했다.

이 세 도시 통합 논의는 2000년부터 광양만권연구소·여수지역사회연구소·여수상공회의소 등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지만, 지금까지 실질적 진전을 보지 못했었다.

2007년 8월 11일 토요일

시작과 끝

죽음
항구에 배 두 척이 짐을 가득 실은 채 정박해 있다. 한 척은 곧 출항하려 하고 있고, 또 한 척은 방금 입항한 것이다. 그런데 대개 들어오는 배는 환영객이 거의 없으나 떠나는 배는 환송객이 많다.

탈무드에 의하면 그것은 매우 어리석은 관례이다. 떠나가는 배의 미래는 알 수가 없다. 풍랑으로 침몰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왜 성대히 환송하는 것일까? 긴 항해를 마치고 무사히 귀환하는 배야말로 커다란 기쁨이어서 성대한 환영을 베풀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왜냐하면 책임을 완수했기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모두 축복한다. 그것은 마치 배가 항해에 나서는 것과 같다. 그 아이의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병으로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며, 장래에 그는 흉악범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이 죽었을 때, 그가 일생동안 한 일이 확실하다면 그는 긴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배와 같다. 그때야 말로 모든 사람들이 그를 축복해 주어야 할 것이다.

- 탈무드 중에서

이 글에서는 항해를 마치고 온 배에 죽음을 비유하며 그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이 비유에서 인생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시작과 끝에 대해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시작보다는 끝을 좋아한다. 그런데 완전한 끝은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끝 무렵을 좋아한다. 방학으로 치면 끝나기 일주일 전쯤부터? 하루 중에는 저녁놀의 끝무렵. 계절 중에는 늦가을.

사실 좋다기보다는 아련히 슬프다 하는게 정확하나? 끝은 아쉬우니까. 펑펑 울 정도는 아닌, 좀 슬픈 영화를 보고 난 그런 기분?

이런 걸 좋아하는 건 내가 도전적, 진취적이지 못해서일까? 여튼 인생의 황혼기에 누군가와 함께 같이 지내온 날들을 후회없이 되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2007년 8월 5일 일요일

깊고 느린 역사 - 페르낭 브로델 (Fernand Braudel)

[한눈에 읽는 현대철학 pp.183-192]

책에서 말하는 페르낭 브로델의 역사라는 학문에 대한 관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역사적 시간을 다층적으로 생각: 사건사, 국면사, 구조사
    - 사건사: 어느 시대에 어떠어떠한 사건들이 있었다식의 서술, 연대를 중심으로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배열
    - 국면사: 사건들보다는 더 장기적이고 불변적이 요소, 이를테면 경제, 국가, 사회, 문명 등의 주제 분석. 여기에서 다루는 시간은 사회적인 시간, 즉 천천히 움직이며 반복되는 시간
    - 구조사: 인간을 둘러싼 주위 환경과 연관된 역사. '거의 움직이지 않는 역사',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의 경계에 있는 역사'. 예를 들면 산과 바위, 강과 바다, 흙과 공기의 변천사 등. 지리적 시간.

  • 일반적인 시불변의 구조주의가 아닌, 기원과 생성 과정을 지니며, 너무나도 느리게 변하는 '구조'.
    - 역사에 대한 한계 또는 제약
    - 구조사: 가장 근원적인 역사 - 가장 중요한 역사에서부터 가장 피상적인 역사로, 가장 긴 호흡의 장기지속에서부터 가장 빠른 단기지속으로
    - 지리적 환경만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사실, 생산성의 한계 등 복잡한 요소도 포함 - 역사학, 지리학, 경제학, 사회학 등 인문, 사회과학의 여러 학문 분과들이 두루 동원되어야 진정한 역사 서술 가능: 학제적(學際的) 연구
책의 이 장을 읽으면서 저자의 다른 책 '남경태의 역사 오디세이 시리즈'가 자연스럽게 생각났다. 그 책들에서 계속 강조되는 역사에서 지정학적 조건의 역할이 여기서 말하는 브로델의 관점에서 나온 것 같다.

개체 단독이 아닌 구조 내에서의 역할로서 인간을 분석하는 구조주의처럼, 인류의 역사 또한 그 단독으로서가 아닌 주어진 환경 내에서의 필연으로서 해석해야 한다 말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두 가지의 '구조'란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구조'란 분석 대상과 상관없이 미리 주어지는 조건?)

(잘은 모르지만) 구조주의도 그렇고 여기에서 말하는 구조주의와 결합된 역사도 그렇고, 인문, 사회과학에서 '(구조의 가정 하에서) 자연과학과 같은 (필연적) 법칙의 도출과 그를 이용한 해석'을 시도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말이 맞다면 구조 자체를 다루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결국 계층적이 되는 건 당연하다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