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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책) 생명이란 무엇인가

에르빈 슈뢰딩거 (서인석, 황상익 역), 생명이란 무엇인가, 한울, 2000.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생명현상의 물리적 해석에 대해 쓴 책.

원서는 1944년에 씌어졌다고 하는데, 시간이 오래 지난 만큼 현재에는 많은 부분이 (거의 다?)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한다 (책 말미에는 이 책의 내용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알려주는 논문이 부록으로 실려있다). 하지만 아직도 그 답을 알기엔 요원한 것 같은 생명 현상에 대한 해석의 시도와 그를 위한 접근법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슈뢰딩거는 파동방정식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생물 분야에도 관심이 있어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물리학자답게 생명 현상도 물리법칙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환원주의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까). 본격적으로 생명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물리법칙으로서의 원자통계학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이다. 이 개념을 책에 나온 예를 들어 이야기해보면 다음과 같다.

긴 원통에 산소기체가 있을 때 자기장을 가해주면 각 산소분자가 자기화, 즉 자기장의 방향과 나란히 서게 된다 (산소분자 자체도 작은 자석이기에). 하지만 모든 분자가 자기화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화의 정도는 자기장의 크기에 비례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무작위한 배열을 만들어 내는 열운동에 의한 방해 때문이다. 정리하면, 분자들을 자기장과 평행하게 하려 하는 자기장과 무질서하게 하려 하는 열운동의 경쟁에 의한 결과가 관찰되는 자기화라는 것이다. 도체에서 이러한 현상을 근사적으로 나타낸 게 옴의 법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열운동을 작게 하면, 즉 온도를 낮추면 자기화를 높일 수 있을 건데, 초전도 현상에서 그걸 볼 수 있다. 비슷하게 브라운 운동도 분자 단위로 보면 그 운동을 설명하기는 어려우나, 다루는 분자의 수가 많아질수록 확산법칙이라는 편미분 방정식 형태의 물리법칙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거시적인)물리법칙은 근사화된 결과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발견이 아니라 이해하고 이용하기 위한 발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미시 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 등은?)

여튼 위와 같은 사실을 이야기 한 다음, 생물의 일반적인 특성과 그로 유추할 수 있는 유전물질의 특성을 말한다. 그 내용이 어려워서 다 이해하지는 못했고, 그냥 다음과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이해했다. 위에서 말한 사실과 양자역학(불확정성)을 근거로, 생물체의 자기 유지 및 복제, 돌연변이 발생 등의 특성을 가지기 위한 유전물질(염색체)의 조건을 다원자구조여야 하며 그 규모는 어느 정도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내용이 맞는지 자신은 없다...). 그리고 생명체는 (다른 유기체가 가지고 있는)음의 엔트로피를 먹고 산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생명에 대한 이러한 견해(기계로서의 생물)에서 자유의지의 의의에 대해 평하고 있다.

내용을 정리하긴 했지만 공부가 부족한 관계로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새로 발견된 사실(양자역학과 염색체)로부터 생명 현상에 대한 설명을 시도한 게 좋았다.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유전자(염색체)가 생명체의 구성과 진화에 미친 영향과 또 생물체의 생명 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했다면, 이 책에서는 유전자의 구성 자체에 대한 설명을 시도했다고 할까 (그 뒤의 연구를 통해 틀렸음이 밝혀졌지만). 특히 과학자다운 엄격하고 창조적인 접근법이 이 책의 의의가 아닐까.

2007년 6월 13일 수요일

책) 마틴 가드너의 양손잡이 자연세계

마틴 가드너 (과학세대 역), 마틴가드너의 양손잡이 자연세계(제3개정판), 까치, 1993. (책 표지는 처음 봤다. 어렵게 구한 책 표지 그림인데 좀 후지다. ㅎㅎ)

너무 읽고 싶어서 헌책방을 뒤지다 포기하고, 결국 학교 도서관에서 대출해 제본한 책. (지적재산권에 어긋난 행동이긴 하지만, 이렇게 구하기 힘들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이렇게 매력을 느낀 이유는 우선 저자 '마틴 가드너'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이야기 파라독스(사계절)'란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작가이다. 그 뒤 '아하!(사계절)', '아담과 이브에게는 배꼽이 있었을까(바다출판사)', '마틴가드너와 함께보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나라사랑)' 등의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은 마틴 가드너는 수학자인 동시에 대중들에게 수학에 대한 내용을 재밌게 풀어쓰는 작가이며, 사이비 과학의 헛점을 파헤치는 사이비 과학 헌터(?)라는 것이다. (비슷하게 마술이나 초능력의 사기를 현상금까지 걸고 찾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렇게 저자만으로도 관심 있었는데, 어디선가 책 소개를 봤는데 책의 내용이 단순히 대칭의 기하학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입자나 우주, 끈이론 등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보고 꼭 구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 부분의 입자나 우주, 시공간의 내용들을 읽을 때는, 항상 그러는 것처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그냥 느낌만 가지고 넘어갔지만, 간단하게 거울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초끈이론까지 이야기를 전개한다. 책에서는 특별히 나누지 않았지만, 책이 다루는 주요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대칭의 (거울 상의) 기하학, 원자/분자, 생물, 양자, 우주론/시공간/통일장이론

자연 만물의 대칭과 비대칭, 그리고 패리티 보존 법칙의 성립 및 붕괴를 통해 기본 법칙을 말하고 있고, 눈에 보이는 거시세계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까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본문에 여러가지 관점의 내용을 더 자세하고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전부 다 기억나지는 않고, 그냥 일반인의 입장에서 한가지 생각을 덧붙혀보면 다음과 같다.

이 책에서 말한 것과 같이 만물에 대해 대칭/비대칭을 기준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아무 것도 없다면 (대칭, 비대칭을 말하긴 어렵지만) 대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평평한 모래밭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한 곳에서 모래를 파내어 다른 곳에 쌓아두면 비대칭이 생기게 된다. (웅덩이와 언덕) 입자와 반입자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결국 뭔가가 존재한다 함은 곧 비대칭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우주가 전체적으로 평형인가, 즉 입자와 반입자가 동일하게 존재하는 우주인가 등에 대한 문제는, 책에서도 나오지만 여러 가지 의견이 있고,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다. 여기서는 패스) 이렇게 물질(곧 에너지)의 존재는 곧 비대칭이며, 무한대의 엔트로피는 아무런 존재가 없는 완전한 대칭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2007년 6월 12일 화요일

질량중심

[질량중심 - 물리법칙특성 p137]
"세상에 있는 모든 물질의 질량중심은 그것이 전에 있었던 바로 거기에 있다."
관성의 법칙 (전체적으로 볼 때), 작용반작용법칙 (부분적)과 관련되어 있는 놀라운 사실. 상대성이론의 등속직선운동과 연관지어 생각해보자.

2007년 6월 11일 월요일

자연과 물리법칙

"자연, 세계가 물리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그 움직이는 것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 법칙을 만들고, 확인하고, 이용한다."
예전에 적었던 말이다. 생각해보면 이 말에서 결국, 요즘 관심있는, 자연의 본성 자체가 수학적인가 아닌가, 과학자는 법칙을 발견하는 것인가 발명하는 것인가 등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2007년 6월 6일 수요일

책) 이기적유전자

진화론을 논리적으로 보충한 책.

복잡하게 보이는 현상을 '간단한 원리의 적용'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생명활동은 유전자가 자기를 퍼뜨리려는 의지.' 앞에서 '의지'라고 표현했지만, 우리의 눈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예를 들어, A, B 라는 두 물질이 섞여 있고, B는 A라는 물질과 접촉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A로 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하자. 그걸 지켜보는 우리에게는 A가 B를 잡아먹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물질들은 아무 '의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가 없다.

생명체는 이러한 유사의지가 모여서 정말로 의지라는 것이 존재하는 듯 보이게 만든다. 뒤집어 생각하면 우리 인간의 모든 의식도 이러한 단순한 유전자들의 화학활동 (의지를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이렇게 표현)들이 오랜 시간동안 작용한 결과로 생각할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과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치란 무엇일까. 모든 활동은 생명활동일진데, 흔히 미덕으로 생각되는 여러 가치들(이타심, 사랑, 희생, 정의 등)은 단순한 착각일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각자 자기의 기본적인 생명활동의 욕구에 따라 멋대로 살면 되는 것일까.

우선 기본적으로 나는 '생명' 이라는 것에 가치를 둔다. 그 생겨난 과정이야 어찌됐든, 어떻게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이 생명이라는 현상 자체를 보존하는 것에 가치를 둔다. 사실 위에서 말한 것들과 같은 더 근사한 가치들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이유 때문에 그것들은 허망하다 생각한다. 오히려 천박하고 단순해보일지도 모르지만 '생명'에 대한 가치가 더 확고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생각한다.

이 생각 - 생명에 가치를 두는 - 에서 이어져나오는 생각은 다음 기회에 정리해야겠다. 결국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지. 재밌는 것은 내가 한 때 생명활동을 아주 덧없고 가치없다 생각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인간이라는 한계, 굴레에 대한 생각때문이었지만... 이제는 그것을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