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21일 목요일

한국 양극화 OECD 세번째로 커…사회보장 지출은 꼴찌

(그림: OECD 각국 상용직 임금생활자 소득격차(왼쪽)와 일반세의 사회보장 부문, 크게보시려면 클릭)

OECD 20개국 조사결과 보고서 발표
“상대빈곤율 높아지는데 복지지출 낮다” 우려


소득 격차에 따른 한국의 양극화가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07년 고용전망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 회원국(20개국) 가운데 한국은 소득 격차가 세 번째로 큰 나라로 드러났다.

이 기구는 상용직 임금생활자의 하위 10% 계층에 견줘 상위 10%의 평균소득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소득 10분위 배율을 통해 격차 정도를 평가했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2005년 소득 10분위 배율이 4.51로, 헝가리(5.63)·미국(4.86) 다음으로 높았다.

한국은 또 1995년부터 10년 동안 소득 격차가 많이 벌어진 대표적 나라로 꼽혔다. 이 기간 한국의 소득 10분위 배율은 3.64에서 0.87이나 늘었다. 한국은 헝가리(1.67)와 폴란드(0.91)에 이어 세 번째로 격차가 심해졌다.

노르웨이(2.21)·스웨덴(2.33)·핀란드(2.42) 등 북구 쪽은 소득 격차가 가장 덜한 나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아일랜드(3.57)와 스페인(3.53)만 지난 10년 동안 소득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이 멕시코·터키와 더불어 “사회 안전망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2003년 일반세의 사회보장 부문 사용비율이 3%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꼴찌이며, 평균 43%에 크게 못미쳤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적 비용의 규모가 10% 미만인 나라는 한국과 멕시코뿐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또 20일 발표한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최근 들어 한국의 상대빈곤율(가처분소득이 중간계층 소득의 50% 미만)이 크게 늘고 있는데도 사회복지 지출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보고서는 90년대 중반 9%던 한국의 상대빈곤율이 2000년대 들어 급속하게 높아져 이 기구 평균치(10%대 초반)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며, 공적부조 수혜대상을 더 확대해 최저생계비 수준의 소득을 확보하도록 돕는 게 시급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고용전망 보고서는 세계화의 혜택이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소득 격차와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무역·투자 개방 정책이 전세계 생활수준을 향상시켰다”면서도 “일부 노동자들은 세계화로부터 많은 것을 잃는다”고 짚었다. 조사 대상국의 생산성은 지난 2년 동안 평균 1.5% 늘어났지만, 1인당 실질임금은 2005년 0.6%, 2006년 1.2% 증가에 그쳤다.

이 보고서는 “기술·교통·통신의 발달과 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 등이 제공하는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 경제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회원국 정부가 고용과 임금 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또 회원국들이 자유무역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노동조건 개선과 사회 안전망 확충을 통해 노동시장을 변화시키는 데도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외현 최우성 기자 oscar@hani.co.kr

출처: 한겨레신문 2007-06-21 오전 08:35:29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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