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제주도 안정적인 전력공급 열쇠는 “발전소·HVDC·풍력 상호 보완”

제주 풍력발전으로 계통 불안정 요인…HVDC 연계로 해소해야

LNG발전소·HVDC 동시건설…2013년 설비예비율 70%대 육박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는 국제 자유도시이자 섬 도시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다. 물론 전력공급도 섬이라는 지리적 이유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력산업은 발전설비 6600만kW, 송변전 설비용량 2억kVA를 달성하는 등 세계 12위의 전력강국이다. 기술적으로도 송배전 손실률 4%, 정전시간도 10분대를 유지하는 등 세계적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해 4월 1일 제주도 전역을 강타한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2시간이 넘는 정전을 일으킨 이 사고는 육지에서 제주도로 전력을 공급해 주는 HVDC가 원인. 연간 국내외 관광객 45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제주도다. 대한민국의 얼굴인 제주도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고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이에 정부는 제주도 전력공급의 다변화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꾀하기 위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LNG발전소와 해저케이블을 동시에 건설하는 방안을 채택한 바 있다. 다음은 제주도 전력공급과 계통에 대해 살펴본다.

오는 2020년까지 전국의 전력수요는 전력저소비형 산업구조로 전환되는 등의 영향으로 연평균 2.5% 증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제주도 전력수요도 이보다 조금 낮은 2.4%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주도 최대전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4.1% 수준으로 다소 높은 증가세를 유지. 오는 30일 남제주화력 3·4호기가 준공되고,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30만kW급 LNG발전소가 오는 2013년과 2018년에 각각 준공, 20만kW급 HDVC가 오는 2011년 연결되면 제주도의 전력공급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너무 높은 설비예비율. 이 전력공급체계가 모두 갖춰지면 제주도의 예비율은 오는 2012년까지 20∼40%의 설비예비율을 유지한다 ▲2013년 70.2% ▲2014년 65% ▲2015년 60.6% ▲2016년 56.1% ▲2017년 52.3% ▲2018년 43.9% ▲2019년 40.4% ▲2020년 37.2% 등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산업자원위원회 최철국 의원(열린우리당)은 “제주도에 30만kW급 LNG발전소와 20만kW급 HVDC를 동시에 건설할 경우 2012년 총 설비용량은 145만kW로 설비예비율이 100%에 이르는 기이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현재 방안대로 전력설비를 제주에 추가 건설할 경우 평소 2/3의 전력설비가 쉬게 되고 피크 시에도 절반이 쉬게 된다며 이는 명백한 예산낭비”라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 현상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수요관리 등 단기수급 측면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도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력은 어디서 공급되는가. 풍력발전을 제외하고 제주도내 발전소는 크게 3곳이다. 이 중 한 곳은 북제주군에 위치하고 있는 중부발전의 제주화력. 이 발전소의 설비용량은 25만5000kW, 중유와 등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두 곳은 남부발전의 남제주화력과 한림복합화력이다. 남제주에 위치한 남제주화력은 중유를 사용하며 오는 30일 준공되는 3·4호기를 포함해 설비용량이 자그마치 26만kW로 제주도에서는 가장 크다. 또 총 설비용량 10만5000kW인 한림복합화력은 등유를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제주도 전력공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급원은 HVDC. 전남 해남과 제주를 연결하는 HVDC는 지난 1998년 개통됐으며, 설비용량은 16만kW다. 이들 전력공급원은 79개 배선선로를 통해 제주도 전역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그렇다면 제주계통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제주계통 문제점에 대해 중부발전 양경호 팀장은 단위용량이 계통용량보다 큰 발전기가 다수 운영되고 있어 발전기 탈락시 주파수 큰 저하폭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또 전력연계선 수전 비중이 높아 계통탈락시 저주파수계전기의 동작이 수반되고, 전력연계선과 발전기 동시 탈락시 전 계통 정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우려했다.

양 팀장은 이 문제점에 해법으로 제주계통 경부하와 기저부하시 계통 신뢰성 추구 계통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경부하와 기저부하 시 전력연계선을 계통연계 역할만 수행하도록 하고 계통부하는 제주지역 발전기가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계통운영을 전력연계선과 최대 단위의 탈락 시에도 전 계통 정전으로 진전이 안되도록 부하제한을 적절히 시행해 운전중인 발전기의 탈락을 방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고장파급방지장치를 적극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력거래소 배주천 팀장은 제주도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제주도 전력 40∼50%를 담당하고 있는 HVDC의 안정운영이 우선 시 돼야 하고, 오는 30일 종합 준공되는 남제주화력 3·4호기의 안정적인 운영, 무효전력 수급 안정, 풍력발전 증대 대비, 지속적인 운전요원 교육훈련 등을 꼽았다.

제주도 전력계통에 큰 변수는 풍력발전이다. 지난 1998년 행원풍력이 최초 상용화에 성공, 이어 한경풍력 1단계와 2단계 등이 건설되면서 풍력 도시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제주도가 풍력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은 우수한 이용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풍력발전분야에 앞서 있는 덴마크와 미국의 이용률이 20%, 독일이 15%다. 그러나 제주도의 풍력발전 이용률은 30%를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풍력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제주계통에서 약한 부분이 있다. 제주대 김일환 교수는 “풍력발전의 경우 사람이 제어할 수 없는 바람의 세기와 양에 따라 다르므로 급전지시가 불가능해 계통운영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출력도 단시간 변동이 심해 전력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부하 말단 접속 시 전원의 대민 신뢰성도도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풍력발전에 의한 출력조정 불능과 작은 출력변동 특성 등 계통 불안정 요인을 HVDC 연계운전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연계해 송·수전 양방향 전송이 가능하고 보조적인 발전원으로 사용 가능, 송전량의 실시간 제어로 부하변동에 대한 속응성이 뛰어난 점을 꼽았다.

이외에도 제주 동부와 서부로 나눠져 있는 것에 대해 풍력발전시스템의 출력 통합을 위한 전용 HVDC 시스템 운영과 전용선로를 운영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김진철 기자 jc-kim@
출처: [에너지 경제 신문 2007-05-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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